CAPSULE - CONTROL M/V

새로운 감성을 알리는 실험 CAPSULE의 CAPS LOCK

 

 

새로운 감성을 알리는 실험 CAPSULE의 CAPS LOCK

CAPSULE 14번째 앨범 CAPS LOCK

 

 

 지난 앨범이었던 Rewind BEST. 총 2장으로 이루어진 앨범의 구성은 신곡(新曲)이 아닌 구곡들의 집합으로 그 원소들은 2012년 STEREO WORXXX까지의 것들이었습니다. 이전 레이블이었던 YAMAHA MUSIC과의 판권계약의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급하게 짜여진 이 앨범은 표지나 그 구성의 디자인까지 보면, 더욱이 기존의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가 자신의 음악을 모든 것에 걸쳐서 맡는다는 것을 아는 입장이라면 크게 실망하였을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예정된 공식홈페이지의 개편기한이 지났음에도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뭔가 안정되지 않은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 불안감은 새로운 도안(?)이 나오면서 가라앉게 됩니다.

 

 새로운 레이블로의 이적과 동시에 '신곡이 담긴 앨범'을 발매한다는 소식은 과연 이번에 그의 요새에서는 어떤 음악이 나오게 될까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소문자였던 capsule을 대문자인 CAPSULE로 바꾸고, 앨범명도 CAPS LOCK. 검은색바탕을 즐겨썼던 것에서 반대색인 하얀색. 모든 것이 180도 바꾸어진 느낌이 있어 이제까지 일렉트로노선을 지향했던 것을 라운지팝으로 재지향하겠다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첫 곡을 듣자마자 '180도'는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카타는 "제가 노래를 내놓으면 '이거 이대로 발매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그 때마다 거의 '안돼!'라고 대답을 들었던 것 같은데요."라 이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안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인의 선천적인 정신세계를 바꾸고자 다짐한 그는 전자음악을 손대게 된 후로 많은 이들이 CAPSULE에만 국한되지 않는 그의 음악을 알아주고 들어주게 되면서, 말로만 되뇌었던 '저는 음악을 만드는 이 직업이 좋습니다.'라는 것을 아무 방해요소없이 선보이게 된 앨범이 바로 CAPS LOCK이란 것이지요.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가 현재가지고 있는 일본 국내의 작곡가로서의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이번 앨범은 CAPS LOCK이라는 제목에서 그러하듯 그냥 보면 '이게 도대체 무슨 음악일까?'싶습니다. 나카타 야스타카가 앨범 자켓에서 손가락에 키보드단추를 붙이고 나와서는 있다지만 앨범 수록곡도 그러하고 쉽사리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해를 한다는 건 무언가 비슷한 것을 들어서 비유해보면 그것이 쉬울테지만 9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시부야의 음악과 비슷하다고 하기에도 오히려 시부야쪽이 더 멜로디가 많으며 이미 사어(死語)에 불과한 그 단어를 꺼내어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처음 듣고는 '와, 이거 좋다.'라는 반응보다는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 앨범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싶지만 어려운 것은 기본적인 것에서 답을 찾는 것이 쉽겠지요.

 

 1960~70년대 시작된 예술 사조로서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있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사물의 본질만 보여준다는 "Less is More."라는 표현으로 정리가 되는 중학교 미술시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무언가를 더해서 꾸미기보다는 어느 선에서 그만 하고, 어디서 좀 더 덜어낼 건 없는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꾸 뺀다고 보니까 빼는 것에만 집중되어 제일 간단한 말인 '심플함(simple)'으로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는 건 앞으로 써내려가는 내용과는 멀어지니 이쯤에서 그만하도록 합시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본질만을 나타내는 것에 이르게되면 진정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어 그것을 찾는 과정이 미니멀리즘의 기초라 한다면 이러한 질문과는 다르게 '이러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을 재료(A)로 쓰이게 되어 만들어진 음악(B)은 과연 얼마나 멋질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은 팔기 위해서 만든 음악으로 이루어진 앨범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앨범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건 그가 현재 가지고 있는 위치때문입니다. 수많은 가수들의 음악을 만들고 재해석하는 위치이지만 자기의 원래위치를, 그것을 기초로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와 그의 프로듀스를 받은 가수들의 음악성이 일치하게 된다는 것은 그의 음악을 들어본다면 쉽사리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가장 기초가 되는 자기의 원래위치인 CAPSULE의 음악은 어떤 것이 좋은 것인가 했을 때, 물론 다른 의미의 좋은 음악도 많지만 재료(材料)를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인 CAPS LOCK은 같은 음이 반복되고 일관되어 있는 박자로 이루어진 구절이 반복되는 곡들이 주가 되는 것인데, CAPS LOCK의 음악들은 재료일뿐이지 아직 완성품이 아니란 것입니다. 중요한 건 이 곡들의 박자, 짧게 짧게 들려오는 멜로디의 구성들을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나오는 CAPSULE앨범이나 그가 프로듀스하는 가수들의 음악에게서 그 관계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은 새로운 감성을 알리는 실험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capsule - Starry Sky @ COUNTDOWN JAPAN 1213 DAY-3 13.02.28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가 밝히는 아마추어같은 환경에서의 새로운 음악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가 밝히는 아마추어같은 환경에서의 새로운 음악

-처음 하던대로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와 음악작업을 했던 이들은 '작곡가'가 아닌 '사업가'의 모습으로 그를 기억합니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해야하고 시장의 요구에 발빠르게, 아니면 늦어도 5년후의 시장의 모습을 생각하고 이에 대비하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음악을 하는 이와 사업가의 모습은 어찌보면 비슷하게 추구하는 것이 같다는 것을 알 게 됩니다. 그러한 점에 대해 닛케이 비즈니스의 구독자들은 '이 사람이라면 모든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라고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그는 2012년에 상을 하나 받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이전에 생각하고 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생각을 지켜가며 음악을 해왔던 그는 자신이 '손안에 닿는 거리'에서의 음악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프로듀서라는 일에 대해 즐겁게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 본문을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원본으로 이동합니다.(日文)

 

 1980년 이시카와현 출생. 자신의 유닛 capsule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의 곡을 프로듀스하고 있으며, 작사/작곡뿐만 아니라 앨범컨셉, 이미지, 디자인까지 담당하는 음악계의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사람. 최근에는 영화, CF, 전시회까지 자신의 음악활동분야를 넓히고 있어 격변하는 웹시대의 음악시장에서도 유유히 헤엄치는 체인지 메이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capsule을 결성하고 음악을 시작한 2001년에는 이미 CD판매는 하락세였습니다. 처음부터 음반시장은 하락세였기 때문에 지금이 되어서 '옛날에는 잘 나갔었지...'라는 회상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1997년 MP3플레이어의 첫 시중판매. 과거 워크맨처럼 큼지막한 크기에 곡도 겨우 2MB짜리 7~8곡이나 들어갈랑말랑했던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큰 녀석이 기존의 CDP보다도 곡도 적게 들어가는데다가 음질도 못하고 비싸기도 하기때문에 외면했었죠.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애플이 아이팟을 발매하게 되고, 처음에는 매니아층만 쓰던 그 기기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 이와 동시에 MP3P시장도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CD에서 추출한 음악파일을 여러 사람들끼리 공유가 가능하게 됨으로 인해 굳이 CD를 사지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요. 그 결과 CD의 판매는 급감하게 되는 음반시장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음악을 시작하였던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는 사실 자신에게 있어서 황금기라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기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CD판매량이 급감한다고 해도, CD판매량과는 달리 디지털 시장은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제 자신이 잘해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꽤 걸렸지만 말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악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개척자의 정신이 엿보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많이 듣던 음악은 J-POP이 아니라, 서양의 음악이었습니다. 집앞에 수입CD판매점이 있었는데, 제가 들고 온 건 거의 할인된 값이 싼 CD들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부터는 그 곳의 할인코너에 댄스뮤직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걸 듣게 되었습니다. 신디사이저[각주:1]를 만지게 되는 것도 그 때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디사이저를 만지게 되면서 10대의 대부분을 컴퓨터음악에 전부 쏟게 됩니다. "아직은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주류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생음악, 밴드음악이 진짜라고 생각하지 입력되어 만들어진 음악을 진짜라고는 생각치 않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신디사이저로 만든 음악을 악기로 만든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신디사이저는 실제 악기의 대용품이었습니다. 제조사들도 그렇게 생각했고, 사용하는 이들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디사이저는 악기라는 해석을 가지고 나타난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테크노, 일렉트로같은 실제 악기에서는 불가능한 왜곡이나 어쩌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음악. 전자음악이 나타나게 된 계기입니다. 그러면서 이 신디사이저에 대해 제조사는 재인식을 하게 되고, 보다 많은 기능을 탑재해 기존의 대용품에서 악기로 탈바꿈시킨 것입니다."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전자음악. 그것은 실제 악기로는 낼 수 없는 소리로 만들어진 신디사이저만의 음악입니다. 새로운 소리를 발명하는 것은 '새로운 악기의 등장'이라기보다는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새로운 소리의 발견'입니다. 문제는 발견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어떤 것이 '멋진 소리'인지 알 수 없고, 그것들로 우후죽순 쏟아지는 전자음악에 대중들은 '이제 새롭다기보다는 질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나카타는 발명에 이를 정도의 발견을 해서 만든 소리로 음악을 만들어야지, 그저 발견에 불과한 소리를 가지고 만든 음악이 너무도 많이 나와버렸기에 요즘의 음악은 재미가 없게 되버렸다[각주:2]고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긴 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곡을 계속 연습해야한다는 고통은 피아노를 치는 재미를 반감시켰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장난감은 어렸을 적에 집에 있던 컴퓨터였습니다. 플로피디스크를 넣지 않으면 부팅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만, 어찌되었든 전원버튼을 누르고 화면에 문자가 나오고 키를 두드리는 것을 하며 재미를 느꼈습니다."    

 

 "피아노도 처음에는 '이건 타악기잖아.'라는 반발[각주:3]이 있었습니다. 역시 건반악기라고 한다면 쳄발로이지 않느냐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쳄발로는 피아노의 원형이 되는 악기입니다. 오늘날 건반이라고 하면 많이들 피아노의 건반을 떠올립니다만, 당시의 사람들은 건반이라는 건 음악을 연주하는 코드가 보이는 현(絃)지칭했던 것 같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건반의 정의도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피아노가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고, 피아노만이 낼 수 있는 소리로 만든 음악도 탄생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요 악기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 신디사이저도 그런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음악가이기 때문에 악기의 역사를 생각하고 자신의 음악을 나타내는 신디사이저가 거치는 과정도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신디사이저는 새롭지만 익숙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저는 저에게 익숙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소수의 것을 택하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펴져나가는 과정을 그는 지켜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데뷔했을 때에는 이러한 환경을 바꿔볼까도 생각했습니다. 프로로서 아마추어같은 환경은 분명 좋은 환경은 아니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만들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제 직업은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데뷔하고나서 10년간 쭉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었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을 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계속 개인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만들어온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노래만드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어려웠습니다." 나카타의 개인스튜디오는 작곡가를 직업으로 삼는 그런 사람이 곡을 만드는 환경과는 사뭇 다릅니다. 마치 책상위에 도구를 놓고 무언가를 만드는 제작소같은 기분이 듭니다. 다만 그 도구들이 음향기기라는 것만 다를 뿐이지요. 자신에게 최적인 환경을 찾기 위해 노력한 10년. 그 10년동안 찾은 것은 처음에 음악을 만들었을 때의 환경과의 관계가 동일선상에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드는 환경이 사실 아마추어의 환경이라서 굉장히 자유스러워 보입니다만, 제가 하고 있는 프로듀서의 일은 틀안에 갇힌 직업입니다. 앞서 아마추어가 최고인 시대라고 언급했지만, 이와 모순되게 저는 틀안에 갇힌 이 직업을 정말 좋아합니다. 오더가 들어오고, 그 오더의 틀이 갖추어지고, 그 가운데서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아티스트만이 나타낼 수 밖에 없는 그런 재미가 세상에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의문을 떠올리며 곡을 만듭니다. 이 가운데서 사실 그 곡을 듣거나 그 곡에 관계된 영상을 보거나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생각치 않습니다. 아티스트나 영화라면 어떻게 해야 작품이 매력적이게 될 것인지 생각하는 게 먼저입니다." 틀이라고 하였기에 그것이 제약이라 생각하는 게 보통이지만, 그는 오히려 그 틀이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내세우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던 생각이나 영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고서 곡을 만드는 것입니다. '틀'을 제약이라 보지 않고 새로운 창작의 길로 생각하는 그의 역전된 발상을 참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유닛인 capsule이 있습니다만, 누군가로부터 의뢰받고 곡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제 아이디어를 스스로 제안하고 실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추어적인 요새라고나 할까요. 그게 핵심입니다." 다른 방송에서보면 그가 자주 프로듀서일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유닛인 capsule에 잘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우스갯소리로 코시지마는 'capsule도 생각해줘.'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속마음은 그 유닛을 정말 아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는 10월 23일에 새 앨범인 CAPS LOCK이 나오는데, 이전 레이블과의 관계도 정리되었고 아무래도 같이 활동하는 아티스트들과 같은 레이블에 소속되었기에 심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앨범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복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것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 자기 자신을 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게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에게 있어서 이 점은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게 첫번째로 갖춰져야 하고, 그 다음에 오더가 들어오고, 틀이 있고, 그 틀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로 세상에 내놓는 것입니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곡을 만드는 일에 대해 '내가 하고싶은 환경에서 만든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솔직하게 제가 좋다고 해서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갑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과 상대가 요구하는 것의 균형이 잡힐 때가 진짜 새 것입니다." 이 부분은 4년전에 그가 방송5에서 언급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을 한다지만, 어떻게 해야 내가 좋다고 느끼는 음악이 남들이 들었을 때에도 좋다고 생각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곡을 만드는 것이랑 말이지요. 아무튼 음악에 있어서 진정한 새 것의 의미를 정립하고 음악을 시작한 그는 그것을 신념으로 삼고 줄곧 작곡을 해왔던 것입니다.

 

 "멋지다와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는 것은 양립한다고 봅니다." 이 말에도 의미를 지니는 게, 음악가들중에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멋진 음악'이라고 하며 실험적인 장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중들의 관심은 사라지고 결국 음악가 혼자 생각하는 '멋'만이 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멋지다고는 생각치 않는데,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는 곡들이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상업적인 곡'이라든지, '음악성이 없는 곡'이라든지 하는 음악비평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기 마련입니다. 나카타 야스타카는 그 두 종류의 실패를 모두 수렴하여 '성공'으로 전환시킨 것입니다. 이 점에서도 '많은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귀감을 살 수 있는' 부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자신이 혼자 모든 것을 다 해야한다는 고집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 와중에 생긴 '만들고 싶은 환경에서 만든다.'는 것. 데뷔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가 스스로를 찾는 길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고집을 갖는 그이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그에게 다가오면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분야의 새로운 양식으로 사용하는 그의 자세 또한 본받을만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1. 외래어표기법상 신시사이저가 맞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신디사이저라고 써왔었다. 신시사이저와 신디사이저가 혼용되는 때, 역시 단어의 사용을 법으로만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대로 쓰고자 한다. [본문으로]
  2. 나카타 야스타카 인터뷰 - MARQUEE Vol.74 [본문으로]
  3. 피아노는 현을 해머로 치기 때문에 그렇게 인식한 것이다. [본문으로]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의 바뀐 작곡방향 "전자음악은 이제 질렸다."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의 바뀐 작곡방향 "전자음악은 이제 질렸다."[각주:1]

-한가지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려운 그의 음악세계를 살펴보다.-

 

 

 

 2010년 capsule(캡슐)의 PLAYER가 발매되었을 때, 그의 음악을 들은 제 생각은 '뭔가 바뀌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곧이어 4월에 발매된 Perfume(퍼퓸)의 不自然なガール/ナチュラルに恋して(부자연스러운 소녀/자연스럽게 사랑해줘)또한 그간의 Perfume이 지향하던 방향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죠. '소녀스런 감성을 필두로 한 걸리쉬 팝이다.'라고 생각을 했었으나, 그의 작곡방향과 관련이 있었음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의 영향력이 행사되는 곡들과 관계된 사람들에게는 그의 작곡방향이 곧 그 프로듀싱을 받은 가수들의 방향과 일치되는 것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으니 말이죠. 현재 일본내 오더가 가장 많은 프로듀서인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의 작곡방향에 대한 단상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대중음악에서 전자음악(일렉트로)이 일본에 널리 퍼지게 된 경위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그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흠... 전자음악 말이죠. 그건 리듬이 아니군요. 음색이어서 쉽습니다. 감각적으로는 '새로운 악기가 될 수 있었다.'는 느낌일까요. 그런 의미에서 전자음악에서 사람은 악기로서 자기정체성을 가질 수밖에 없죠. 생각해봐요. 신시사이저 열심히 친다고 해서 그 느낌이 옵니까? 음색 하나 왜곡해도 기타치는 사람에게 대항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되잖아요."


 그가 전자음악을 바라보는 시선은 통렬합니다. 전자음악은 누군가 열심히 연습해서 연주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어도 충분하다는 것이고, 순수하게 신시사이저로 이루어지는 음악을 제외하고서 대중음악에서의 전자음악은 '음색'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다양한 장르와 뮤지션의 도입이 쉬웠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그만큼 '따라하는'방식의 곡들이 널리 나와버렸다는 것이고, 일본내 대중음악에서 전자음악이 심심하고 재미가 없게 되버렸다고 하는 것입니다.

 

 원래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가 소속되어 있는 capsule(캡슐)이 데뷔했을 때의 곡들은 굉장히 밝고 귀여우면서도 통통튀는 '라운지팝'이었습니다. 그런 capsule은 L.D.K(Lounge Designers Killer)부터 일렉트로 노선(전자음악)을 타기 시작했죠. 그가 전자음악으로 노선을 변경하게 된 경위는 정말 독특합니다. "일본 사람들의 정신으로는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장르라서 시작했어요. 이 나라사람들은 굉장히 내성적이에요. 그걸 제가 바꾸고 싶었어요. 이 나라 사람들의 정신적으로 판에 박힌 이미지를 제가 바꿔가면서, 제 음악을 찾게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 게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나라 사람(일본인)들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바꾸고자 전자음악으로 선회했다고 합니다. 작곡가로서는 아니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는 엄청난 목표이지 않습니까?? 90년대 중반 영국에서 유래된 빅 비트(big beat)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장르에 대해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서로 '알 수 없는 우울함'을 지닌 두 나라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그 파워풀(Powerful)함을 일본인들의 내면세계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내면세계를 이 남자는 바꾸고자 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발매되는 게 중요한 거예요. 그런데 발매되는 것도 발매되는 곡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제가 하고 싶은 곡이 발매되어야 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은 '이 곡으로는 안됩니다.'라고 하면 '어째서요??'라고 한다죠. 저는 '이거 이대로 발매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그 답변으로 많이들은 건 '안돼'였던 것 같네요."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는 자신의 곡을 발매하는 데 있어서 자기가 만든 곡을 그대로 발매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음악을 누군가에 의해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것보다는 끝까지 고집을 부리는 성격의 소유자이지요. 실례3로 Perfume(퍼퓸)의 ポリリズム(폴리리듬)의 발매전에도 아뮤즈(Amuse)측에서는 '이거 이렇게 내면 기계가 고장난 줄 알아요. 다른 거로 바꾸세요.'라는 반응을 보이자, 나카타는 '싫습니다.'라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지요. 그가 상대방에게서 '안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끝까지 버틴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봐요. 당신이 이걸 그냥 보통으로 듣는다지만, 난 이게 진심이야.' 많은 사람들은 그의 음악이 기발한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자신이 만든 곡이 '멋지다'고 느낄 때, 그 때마다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봐요. 모두가 '이거 진짜 괜찮다.'고 하는 건 말이죠. 신선한 건 아녜요. 새롭지 않으니까 안심이 되나봐요. 전 그렇게되면 상당히 불안합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한 거지요."


 여기서 그가 왜 과거에 연연하지 않게 되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과거에 익숙한 그 무언가는 신선하지 않고, 그건 그에게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것이죠. 모두가 '괜찮네요.'라고 하는 건 불안하지만, 자기가 만든 곡이 멋지다며 세상에 내놓을 때를 생각하면서 용기를 낸다는 것입니다. 단지 그가 '좋은 건 좋습니다.'라고 하는 건 자신의 불안함을 떨쳐버리기 위한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지 않나 싶네요.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는 'MORE! MORE! MORE!'를 발매하는 시점 전후로 '전자음악은 이제 질렸어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때부터 일렉트로 사운드를 이용한 그의 작곡방향은 막을 내렸다고 생각됩니다. Perfume(퍼퓸)의 곡중에서 제2의 ポリリズム(폴리리듬)이라 칭하게 되는 곡인 ワンルーム・ディスコ(원룸디스코)의 경우, 곡이 주간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이 곡을 아가씨들의 팬들은 싱글의 곡으로는 굉장히 멋진 곡이라고 칭송하고 있으나, 그 위치에 대해서는 애매하다는 게 통론입니다. 또한, 같은 해 발매한 3번째 앨범 ⊿(Triangle)에 수록되었을 때는 반응이 시원찮았죠. 그 앨범에 수록된 신곡들도 대부분 하드한 일렉트로보다는 다른 분위기의 것들이었으니까요. 원래 그가 생각하는 음악이란 것은 '만드는 게 즐겁다.'4는 것이어서 이제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는 '다른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와 '아, 나도 이런 음악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자신내면의 적극성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capsule의 변화는 곧 그가 연관된 사람들, 크게 예를 들자면 Perfume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실 3번째 앨범 ⊿(Triangle)은 근미래테크노팝을 지향하던 Perfume의 노선과는 거리가 멀어져가는 앨범이었던 과도기의 것이었죠. 문제는 capsule의 변화가 Perfume의 팬들이 원하는 방향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그 점이 그녀들에게 가장 큰 약점입니다.


 항상 그는 불안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릅니다. "불안한건 이게 과연 멋진 것일까나 싶은 것이겠죠. 항상 그렇네요. 자신감 절반 불안감 절반, 어느 쪽도 치우치지 않은 것이지만 그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5 어쩌면 그에게 작곡방향을 언급한다는 건 그를 과소평가하는 잣대에 불과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면모를 보이는 그에게 많은 사람들은 '연예인'이 아닌 '작곡가'도 아닌 '사업가'로서 그를 평가합니다. 항상 모험을 하고 그 모험 앞에 큰 용기를 갖는 자세를 보이는 선구자적인 모습에 그를 그렇게 칭하는 것이겠지요.


 일렉트로계열에서 바뀐다는 것을 그냥 흐름이라고 하기에도 그의 음악과 시간의 흐름을 논하기에는 지금보기에는 뭔가 애매한 것 같습니다. MORE!MORE!MORE!가 발매하고 난 후로 벌써 4년이 넘은 이 때까지 본다면 그가 전자음악에 질렸다고 보기에는 뭔가 말이 맞지 않기 때문이죠. 이럴 때에는 그가 했던 말을 떠올려봅니다. "제 음악은 즉석해서 뽑아주는 국수와도 같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신이 그 당시에 대중음악에 있어서 일렉트로는 질렸다고 하는 건 그 당시일 뿐, 현재를 중시하는 그가 그 현재에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남들과는 확실히 다른 입장에서 음악을 바라본다는 것.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다른 하나의 방법. 그가 바꾸고자 하는 일본인의 전형적인 이미지인 소극성의 타파가 가장 중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가 이런 신념을 가지고서 음악을 만든다는 것을 안다면 그가 왜 일본내 대중음악에서의 전자음악의 위치를 지적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 여러 방법으로 소극성의 타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곡이 나오게 될 것이란 것을 규지할 수 있겠습니다.

 

 

 

 

  1. 나카타 야스타카 인터뷰 - MARQUEE Vol.74 capsule PLAYER 인터뷰 - MARQUEE Vol.78 [본문으로]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 "5분짜리 곡은 5분내 만들어야 훌륭하다."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 "5분짜리 곡은 5분내 만들어야 훌륭하다."

-그의 작곡속도. 매우 빠른 속도지만 그것이 필요한 이유-

 


"저의 레코딩이야말로 진정 라이브라고 할 수 있죠."라고 나카타P는 이릅니다. 5분짜리 곡은 5분내에서 만들어야 빼어나다고 하는 것은 '너무 빠른 거 아닌가??'하기보다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의 놀라운 작곡 속도와 스타일에서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먼저 이 글에 대해서 알아두셔야할 것은 나카타P는 '곡의 재고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예전부터 그가 음악을 만들면 '디자인이나 음원이나 레코딩엔지니어까지도 전부 다 하는' 그런 느낌이었죠. 그러니까 그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에요. 하지만, 그가 이렇게 작곡을 하는 것을 보면 의외로 감각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런 답변을 합니다. "뭔가를 목표로 두고 곡을 만드는 것은 아니에요. 만들면서 생각하다보면 형태가 잡히게 됩니다. 먼저 '만들어보자!'하고 만들게 되면요... 그렇게 생각한 때부터 벌써 '대단한 앨범이네~'하게 됩니다.(^^;; : 나카타P의 자신감) 그런 면에서 capsule은 매번 위태롭다고나 할까요."

 

 뭔가를 목표로 두지 않고서 작곡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capsule을 두고 매번 위태롭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작곡을 두고 '길게 끌수록 오히려 안좋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감시간이 없다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라고 했으니까요.[각주:1]

 

 작곡을 두고서 최근의 관심사야말로 가장 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고, '선행(先行)'같은 개념은 없다는 게 그의 작곡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속도로 녹음작업을 하는 것은 계속 변화를 요구하는, 마치 클럽음악처럼 몇 주내로 취향이 왔다리갔다리하는 경우처럼, 자신이 몇 주전에 '이게 좋다.'라고 한 곡도 그 자리에서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이죠. 통상적인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현재'나 '지금', '최근'의 감각을 가지고 작곡을 하는 나카타는 자신의 유닛 capsule뿐만 아니라, 이제는 테크노팝의 돌풍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거대한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Perfume(퍼퓸)에게도 적용됩니다.


 "며칠 전에 Perfume의 곡3을 녹음했어요. 거의 녹음을 밤에 하니까 낮부터 곡을 만들고, 대개 그 날이나 전날 밤에 곡을 만들죠." Perfume의 경우도 그렇고 capsule의 경우도 그 날 작업한 것이 많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오후8시에 Perfume의 녹음이 있다고 하면 그 날 오후2시에 한 곡을 만들고, 오후4시에 한 곡을 만들어서 좋으면 여기다가 가사를 씁니다. 그리고 아직 2시간이 남았으면 2시간동안 곡을 하나 더 만들어보고, 만약에 그게 좋으면 원래 오후8시로 예정된 녹음을 9시에 미루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곡을 전날 밤이나 그 날 만든다고 하니까 '음악을 뭐 이렇게 터무니 없이 만들지??'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는 어제 만든 멜로디와 오늘 만든 멜로디중에 오늘 만든 게 더 좋은 경우가 많아 거의 멜로디도 애드립처럼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각주:2] 그래서 5분짜리 곡은 5분내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Perfume의 경우도 처음 노래할 때와 두번째경우가 상당히 다를 때가 있다고 느낀다고 하니, 마감이 될 때까지는 계속 곡을 바꾸는 것이죠. 어찌되었든 아가씨들이 나카타P가 이렇게 시간약속에 대해 변덕을 부리는 때가 자주 있어서 그런지 '이 사람 의외로 상냥하구나...'라고 생각했을 법하네요.


 Perfume이 레코딩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직전에 곡을 쓰고, 그 자리에서 가사를 전달하고 곡을 몇 번 보여준 후에 작업이 시작됩니다. 녹음이나 멜로디변경은 나중에 어떻게라도 된다고 하니, 가사의 변경이나 추가에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3~4번안에 녹음작업이 완료가 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비정상적인 속도로 작업을 하니 갈등이 있을 법합니다. 예전에 나카타와 동업자로 있었던 MEG의 경우를 보도록 합시다. MEG의 경우 BEST FLIGHT를 마지막으로 일본내 음악활동을 중지했습니다. 그 이유는 나카타P의 작업속도때문이었죠. MEG의 경우 좀 더 대중적인 스타일로 곡을 만들고자 해서, 작사에 '시간을 더 쓸 수 없는' 나카타P와의 작업을 중단하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나카타P의 작업속도는 거의 3주만에 앨범 1장분량의 곡이 나온다고 MEG는 이릅니다.5 MEG의 MAVERICK의 경우 대중적인 곡들이 많은 편인데, 그 때를 회상해보면 나카타P의 의견을 듣지않으면 안되었고, 자신은 좀 더 시간을 들여서라도 작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 부분에서 의견충돌이 생겼다고 하죠. 결국 그녀는 '아, 이제는 무리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MAVERICK을 만들고 있을 때부터 나카타P와는 BEST앨범을 작업을 해야함에도 활동중단을 해야겠다고 일찍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나카타는 작곡을 어떤 범위까지 생각을 해두고 있느냐면, 어레인지나 레코딩 엔지니어링, 연주를 모두 통튼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그에게 있어서 녹음작업은 라이브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비정상적인 이 녹음환경과 스타일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어려울 겁니다. 허나 그의 녹음환경과 스타일은 프로듀서로서 이상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음악하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지요. 작곡가와 작사가,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등 모든 인원을 계속 확보해두고 있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돈'이 든다는 겁니다. 게다가 음악이란 것도 똑같은 것만 요구하는 고객이 있는 시장이 아니지요. 변화를 계속 요구하는 시장에서 고객의 바람을 모두 소화해내는 그런 프로듀서. 그는 프로듀서이면서 곡의 설계, 프로그래밍, 테스트,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만능 프로듀서란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게다가 자기 자신의 레코딩 스튜디오, 중간작업이 끝나면 바로 자신이 책임졌던 부분을 손볼줄 아는 Auto-Tune의 천재. 그것이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의 작곡환경과 그 스타일을 이해하는 바른 방법이라 할 수 있겠지요.

 

 '침실 레코딩'이란 말이 생겨난 1990년대, 보컬음조차 가공할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은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익숙하지만,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또한 그러한 환경아래서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곳의 특징을 '정체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 현재와 지금을 추구하는 그는 '민첩함'과 '기민함', '순발력'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1. STEREO WORXXX 발매기념 인터뷰 - MARQUEE VOL.90 [본문으로]
  2.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카타뿐만 아니라 다른 작곡가들도 그렇다고 한다. "A멜로디랑 B멜로디를 만들면 B멜로디가 좋아서 그 쪽으로 연결하려고 하는데 그러다가 A멜로디를 까먹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와키타 준(脇田潤), dj TAKA 첫 앨범 milestone 발매기념 인터뷰 중.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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