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ume(퍼퓸) 20번째 싱글 Cling Cling 리뷰


Perfume(퍼퓸) 20번째 싱글 Cling Cling 리뷰


 2005년 메이저데뷔를 한지 9년, 그녀들의 메이저싱글이 20번째가 되었습니다. 폴리리듬의 대인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온 그녀들의 20번째 싱글을 그것을 약속이라도 한 듯 크게 준비한 듯 보여집니다. '이번이 아니면 절대 만나볼 수 없는 그런 초호화사양'이라는 완전한정생산패키지라는 '매우 큰 상자'와 공개된 자켓이미지는 '화려함'을 필두로 한 것을 알 수 있었지요. 한정생산, 초회반, 통상반 세 가지로 나눈 것을 보면 유니버셜에서 이번 싱글에 작정을 한 듯 합니다. 아무튼 작년에 발매한 싱글과 이번 싱글간의 기간의 간격이 크기에 컨셉도 다를 것이다라고는 예측할 수 있으나 굳이 따지고 본다면 나카타 야스타카가 작업한 음악간의 기간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제일 먼저 드라마 '사일런트 푸어'로 공개된 그녀들의 곡인 Hold your Hand가 나왔을때,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Sweet Refrain과 비슷한 컨셉의 그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올초나 봄에 발매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면서 컨셉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월드컵시즌에 맞춰 초고화질TV에 대한 관심이 언급되는 가운데 파나소닉社 TV광고로 Perfume의 곡이 하나 기용됩니다. 그것이 바로 DISPLAY였습니다. 분위기는 Magic of Love와 같은 밝음에, 계속 해서 변하는 복장과 아가씨들의 꾸며진 자태를 보며 감탄을 했습니다. 새 곡에 쓰인 기술이 정말 멋지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Cling Cling의 분위기는 조금은 식상한 면이 있었습니다. 2010년의 VOICE와 같은 '동양적인 테이스트'라 일컬어지는 그런 분위기에 인도의 전통춤을 연상케 하는 안무는 '아... 왜 하필 이런 거람...'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지요. 물론 서양쪽에서는 이런 동양적인 분위기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만, Cling Cling에 대한 첫인상은 이 정도랄까요.

 계속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무번째 싱글앨범의 이름인 Cling Cling은 이번 5번째 공연 투어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작년에 LEVEL3가 돔 투어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지요. 보통 앨범에 맞춰서 공연 투어를 하곤 하였는데, 5번째 공연 투어인 ぐるんぐるん에 관한 발표가 나오고나서는 앨범에 관한 소식도 없을 뿐더러 시기상으로도 앨범이 나오기에는 이른 것이었습니다. 여차하다보니 이 공연을 위한 곡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싱글이 바로 Cling Cling이라는 것이었고 기존에 비해 곡을 더 수록하고 싶다는 요청을 통해 4곡이 선정된 것입니다. 첫 도쿄돔 공연에 맞춰 ねぇ가 나오게 된 점을 아신다면 앞서 쓴 글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몇 해전부터 꾸준히 Perfume의 곡들은 타이업이 되어왔었습니다. 어떤 곡이 타이틀곡이 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Cling Cling을 듣는 순간 그녀들은 '이게 타이틀곡이구나.'라고 직감을 했다고 합니다.[각주:1] Cling Cling. 처음에 티저로만 들었을 때에는 그래도 이전의 싱글에 비해 하드하다지만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었고, 전곡을 모두 들어보니 생각보다 타이틀곡이 몇 번 읽어본 책마낭 익숙한 게 세 번정도 듣고나서는 '그냥 DISPLAY나 얼른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타이틀곡에 대해 해외에서나 팬층에서는 컨셉과 곡의 조화가 좋다고 호평을 하고 있습니다만, 저에게는 왠지 스무번째 앨범을 기념하기위해 그냥 화려한 포장에 그간의 타이틀곡 중에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을 집어넣었다는 생각입니다. 타이틀곡이라는데 몇 번 듣고 '별로라서 몇 번 못 듣겠다.'라고 못박은 곡도 미래의 박물관에 이어 두번째이군요. 

 전체적으로 귀여운 가사를 집어넣어서 아가씨들도 '이번 곡 가사가 귀엽습니다.'라고 하거나 'I'll cling to your chest'가 좋다는 둥 여러 언급도 했습니다.[각주:2] 그렇지만 love the world에 나오는 밝은 분위기의 여성화자가 나온 것도 아니고, ねぇ처럼 단순한 일상도 그대와 함께라면 특별해진다는 것도 아닌, 어린 여성 화자가 등장합니다. 물론 나이가 어린 것인지 마음이 어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요. 나이로 따져서 아이의 사랑의 깊이와 관련해서 본다면 도대체 상대방은 누구인가. 그렇게 된다면 이 아이와 나이 또래가 비슷하지 않은 이상 좀 위험한 노래가 아닌가 싶기도 했지요. 멀리갔네요. 그렇다면 '모든 것이 낫는다(치유된다).'는 것에서 세 명이 뭔가를 책을보며 갈고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게 무슨 약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이 치유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건 알 수 없습니다. '상자 속의 키가 큰 생물이 많이'들어 있는데도 그것이 무엇인지 역시 알 수 없습니다. 역시나 감정이 없지만 그 가사를 통해 청자들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게끔 해놓았다는 점에서만큼은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습니다. 이 곡이 나중에 ぐるんぐるん[각주:3]에서 모든 부분이 안무와 함께 선보이게 된다면, 역시나 2분부터 시작되는 루핑부분이 하이라이트라고 해야겠습니다. 그 부분은 분명히 그 무대를 함께하는 분들은 입에서 'I'll cling to your chest'을 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곡소개를 하면 그 놈의 귀여움타령만 하는 건지 이번 곡의 인터뷰에서는 화자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이 엿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만큼 이번 아레나 투어를 준비하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바쁘니까 생각할 겨를 없이 인터뷰가 진행되었는지도 모르겠군요.[각주:4]  

 Hold your hand는 사일런트 푸어의 곡으로 기용되었으니 드라마의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 알고만 계셔도, 아니 이 드라마가 무엇을 다루는지만 소개만 간략히 보아도 Hold your hand는 어떤 노래[각주:5]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다른 것보다도 짧게 공개된 뮤직비디오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각주:6] 처음에 짧게 공개된 영상을 보며 전 이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기획사에서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비용이 없어서 편집해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가사 하나 하나 바뀔때마다 장면이 바뀌는 걸 보며 '상당히 준비를 많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서 든 생각은 고이 접어두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별 꾸밈없이 저렇게 찍은 뮤직비디오를 보면 카라의 '굿데이 시즌2'가 생각납니다.[각주:7] 아마도 그게 이 Hold your hand의 뮤직비디오를 처음에 보고 떠오른 그 생각을 형성하는데 매우 많이 엄청 정말 큰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여하튼 발매된 Hold your hand의 뮤직비디오는 그 나머지 가사들이 전부 팬들이 보낸 가사 사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DISPLAY. Perfume의 Hold your hand가 공개되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신곡이 공개된 것이 바로 DISPLAY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파나소닉TV를 보기가 매우 어려우니 공개된 것을 볼 수 있는 곳은 당연히 유튜브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외국의 파나소닉 플라자에서 찍은 영상이 있긴 했습니다만 그건 중요치 않은 듯 해요. 중요한 건 공개된 영상의 화질이었습니다. 무려 4K화질이었지요. 잠시 다른 이야기 좀 해볼까요. 2010년 갑자기 불어닥친 3D열풍으로 TV시장의 판도는 입체영상으로 기우는 듯 하였습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도 그 열풍에 부채질을 하는 듯 했지요. 하지만 소비자의 관심은 입체영상에게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 너무 쉽게 눈이 피로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입체라고해서 진짜 실제로 존재하는 것만 같은 그런 현실감은 과거 우리가 과학잡지에서나 오려붙여서 만들 수 있는 3D안경과 별반 차이가 없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식은 입체영상에 대한 관심은 이제 초고화질영상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화장을 해서 잡티를 숨기더라도 그 날 컨디션이 안좋아 화장이 붕 뜨면 '어라? 오늘 저 사람은 컨디션이 안좋은가봐.'라고 알 수 있는 화질이 Full HD이었다면, 4K영상은 뭐랄까 아무리 화장을 해도 세월의 흔적은 숨길 수 없는 법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그런 화질이라고나 할까요. 솔직히 DVD와 블루레이의 화질차이에서도 '우와. 이정도야?'라고 놀라곤 합니다만 4K영상의 화질은 어느 정도일지...라고 썼습니다만 그냥 아래 영상을 올려놓을테니 4K로 설정하시고 보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밝은 채색과 시시각각 변하는 세 명의 의상과 안무. 그리고 날카로운 선명함이 돋보이는 초고화질의 영상까지 본 순간 '이게 신곡이고, 타이틀곡인가? 그렇다면 대박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각주:8] 그래요. 스무번째 싱글의 타이틀곡은 이 곡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압도적인 영상기술과 절제된 안무를 보며, 근미래를 연상케하는 나카타P의 사운드에 무채색에 무감정이 실린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아, 이건데... 왜 저걸 했나...'싶습니다.[각주:9] 게다가 무슨 입질을 오게 하려는지 이번 싱글에서는 숏버전만 넣어놨습니다. 나중에 앨범이라도 발매할 때가 되면 그 때서 풀버전을 넣을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나온다면 꼭 구해서 봐야 할 0순위 영상입니다. 이 곡도 퍼포먼스로 무대를 꾸민다면 정말 멋질 것 같습니다. RGB색상을 따서 넣기만 해도 상당히 신선할 것입니다.

 いじわるなハロー는 항상 그래왔듯이 발매될 때까지 공개되지 않는 숨겨진 요소의 커플링곡입니다. 참 희한한 게 이렇게 숨겨진 요소마냥 있는 곡들은 대부분 마음에 든단 말이죠. 특히나 타이틀곡이 별로다싶으면 이상하게 이 커플링곡들은 하나같이 다 좋습니다.[각주:10] 전반적으로 나카타P가 프로듀스했던 때의 MEG곡들과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많이 들어본 효과음도 있고, 차라리 귀엽다고 해야한다면 이 곡에 그런 설명을 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곡에도 아~쨩의 말마따나 '오리엔탈 테이스트'가 들어간 곡이라고 해야겠네요. 

 유니버셜에서 이번에 스무번째 싱글이랍시고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완전초회한정반이라는 강수를 두어 팬들에게 '이거 사지 않으면 안됩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요. 앨범 표지가 홀로그램입니다. 근데 딱 그냥 진짜 홀로그램이라서 마치 3D안경으로 보면 원근감에서 느껴지는 그 이질감이 그대로 보입니다. 아무튼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유니버셜로 이적한 후에 눈에 띄는 음반실적을 낸 것이 없어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생각이 듭니다.[각주:11] Cling Cling은 가사는 좋으나 미흡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화려함이라는 컨셉에 포장된 게 딱 양질호피(羊質虎皮)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군요.[각주:12] 화려함이라는 컨셉에 치우쳐 시각적으로는 관심을 끌었다고 해야겠지만, 어디 악수회나 가서 악수 한번 하려고 음반사려고 하는[각주:13], 꼭 팬이라서 이 음반을 사야된다는 게 아닌[각주:14], 앨범표지 이미지가 다 제각각이라서가 음반을 구매하는 게 아닌[각주:15] 그런 입장에서는 아무튼 좀 그렇습니다. 

 


Perfume World 프로젝트(Perfume World 1-7-6에 Perfume이 있으며, 클릭이나 대기시에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1. Cling Cling 발매기념 오리콘 인터뷰 - http://www.oricon.co.jp/music/interview/page/1257/ [본문으로]
  2. 그나저나 언제까지 그 놈의 귀여움 귀여움 타령만 하실텐가... 전혀 가사와 귀여움이 연결고리가 형성되지 않는 분위기인데 말야. [본문으로]
  3. 빙글빙글. 이 제목만으로도 왠지 분위기가 오락가락해서 그런건지 부드러운 것에서의 그것인지 모르겠지만 Cling Cling이 나온 이상 LEVEL3보다는 성향이 소프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문으로]
  4. 성의없이 진행되었을 수도 있겠다고 해야겠으나 그건 결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 인터뷰들에 비해 내용이 실속있는 편이 아니다. 그나마 나탈리 인터뷰는 100인의 질문까지 넣어서 특별기획을 했다지만 곡에 관한 내용은 아니기에 넘어간다. [본문으로]
  5.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손을 뻗어 봅니다. 어떤 감정이 느껴지십니까? [본문으로]
  6. 아~쨩은 가사를 직접 넣어서 영상을 투고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컸다고 한다. 왜냐면 그게 나중에 NOW ON SALE이라고 광고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정작 자신들의 영상에는 그런 거 없으니 거부하지 않은 듯 하다. [본문으로]
  7. 이걸 MS 뮤비메이커로 만들었다고 한다. 맞다. 그 뮤비메이커. 이후에도 기획사에 재정이 부족한 것이 현저한 영상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그룹의 영상을 보면... 아무튼 그렇다. [본문으로]
  8. Cling Cling의 발매예정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이었다. 당연히 이 곡이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곧 실망감에 휩싸이는데... [본문으로]
  9. 아~쨩도 자기 나라에 이런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영상이라 반기는 듯한 언급을 하였다. 고도의 기술. 그거 원래 Perfume이 내세우던 게 아닌가? 뜬금없는 화려함이란 게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네들이 하이테크놀로지라고 방송까지 했으면서 그렇게도 스무번째 기념을 화려함으로 포장하고 싶었던 것인지... [본문으로]
  10. 미래의 박물관 v. 괜찮지 않아. Sweet Refrain v. 사랑은 앞으로 기운 자세 [본문으로]
  11. 유니버셜로 이적 후 음반판매실적이 예전보다 덜하다. 오리콘 차트 2위라는 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기획사입장에서는 매우 신경쓰일 것이다. 그래서 완전초회한정반에 통상반의 사진은 발매일까지 공개하지 않는 등의 초강수를 두었다. [본문으로]
  12.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음을 표한 것인데, 어디까지나 좋고 싫고의 문제일 뿐이니... 우리 너무 열내지 않기로 해요. [본문으로]
  13. 48사단의 음반구매의 이유 [본문으로]
  14. 이건 어떤 그룹의 팬이라는 이유 [본문으로]
  15. 전형적인 음반회사의 기가 막히는 상술 중에 하나. 당신이 팬이면 눈뜨고 코가 베이겠지만 그래도 사겠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