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클래식 라거(KIRIN Classic Lager)


기린 클래식 라거(KIRIN Classic Lager)


 기린에서 소개하기를 이 맥주는 쇼와40년대에 발매했던 맥주맛을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쇼와40년대라고 하니 원호같은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그 때가 언제인지가 궁금할 테지요. 쇼와40년대는 1965년부터 1974년까지를 말합니다. 솔직히 일본에서는 원호를 쓴다지만, 막상 다른 데 소개하거나 그럴 때에도 자기네들 원호를 쓰면서 그게 마치 '다들 알고 계시는 거 아닌가요?'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게 좀 그렇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도덕의 기초로 삼는다고 하는 나라라고 한다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그런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좋게 쓰자면 자기 문화를 고수한다는 취지에서 그렇게 볼 수 있겠지요. 물론 반대의견도 있을 겁니다. 당연히 그 나라의 문화가 그러한 것이니 이해를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이지요. 그러나 문화라는 것도 자신의 둘레에서만 융성하는 것이 아니고 널리 퍼져서 발전하는 것이 진정한 문화가 가지는 가치이자 본의라고 한다면, 일본의 원호사용에 있어서 타국민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맥주캔 하나놓고 별이야기를 다 쓰는군요. 아무튼 이 맥주를 두고 기린에서 소개하기를 그 때의 맥주맛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감칠맛과 쓴 맛을 재현해 낸 것이라고 하고 있죠. 기린 라거 맥주와 원재료는 같습니다만 알코올 함량은 4.5%로 라거보다 0.5% 낮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함량이 맥주맛을 결정하는 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합시다. 한 모금 마셨을 때 착 감기는 맛과 목넘김이후 느껴지는 구수한 맛이 있습니다. 홉의 쓴 맛과 함께 구수한 맛이 맴도는 게 '과연 이런 게 옛날 맥주맛이라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단 맛이 나는 건 아닙니다만 왠지 모르게 투명한 엿을 먹고난 후에 입안에 감도는 맛이 나기도 합니다. 굳이 차갑게 해서 마시지 않아도 되는 맥주이네요. 폭신폭신하게 잘말아놓은 달걀말이와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은 맥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