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ume(퍼퓸)의 첫 앨범. 그리고 해체설

 

 

Perfume(퍼퓸)의 첫 앨범. 그리고 해체설.

-Perfume Complete Best. 그 첫 앨범에 관한 이야기-

 

 

 때는 2006년 7월 9일입니다. 당시 아키하바라는 재개발을 하였고 그곳에 지어진 지 4개월 가량되는 UDX라는 빌딩이 있었습니다. Perfume(퍼퓸)은 일렉트로 월드(エレクトロ・ワールド)의 발매 후로 잡힌 이벤트가 그 곳에서 열리게 되었지요. 이벤트 수용인원은 1000명이었습니다. 당시 아가씨들은 1000명이나 되는 인원앞에서 자신들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엄청 기뻐하였습니다. "거기가 아키하바라의 UDX였지. 처음 1000명이나 모아서 공연을 한다는 말을 듣고는 '1000명이야!'[각주:1]라고 엄청 기뻐했어."1 그 때의 공연은 성공리에 끝마치게 됩니다. 당시 Amuse사장인 마츠자키 스미오(松崎澄夫)씨까지 직접 공연에 찾아와 공연을 끝마친 것을 격려해주고 '모처럼 아키하바라에 왔으니 메이드카페에 가서 차 한잔 하러 가야겠어~'라는 농담까지 기억하는 것을 보면 그녀들은 당시 공연을 뜻깊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연에 참여한 관객들은 그 때의 공연장이 새 건물에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푹 찌는 듯한 더위를 참은 기억이 대부분이라고 회상합니다. 안타깝게도 비용절감을 위해 냉방시설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한 게 그 원인이었습니다.      

 

 2006년. 그녀들에게 있어서 그 한 해는 세 개의 싱글[각주:2]과 한 개의 앨범이 나온 다작의 해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들이 말하지 않은 불안이 함께하는 해이기도 하였습니다. 1년 전 그녀들은 전국구아이돌이 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상경해 늦었지만 메이저 데뷔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Perfume의 음반판매량은 매우 저조했지요. 그래도 인지도는 올라서 공연에 참여하는 인원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테크노 사운드에 적응하지 못한 처음과는 달리 자신의 사운드 프로듀서인 나카타 야스타카의 공연을 보게 된 이후로는 테크노 사운드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하였으며, 자신들이 하고 있는 테크노팝을 이해하게 됩니다. 비로소 컴퓨터 시티(コンピューターシティ)에서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음악이 마음에 든다고 하였고 이와 함께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모두가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첫 앨범의 발표와 함께 갑자기 해체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첫 번째 앨범명이 Perfume Complete Best인데, 앨범명에 Best가 들어가있어." 아~쨩은 첫 앨범에 Best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언가 정리한다는 뉘앙스가 느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 발언에 카시유카는 "게다가 Complete라고 해버렸으니까, 팬들은 '정말 해체하는 겁니까?'라는 말을 필두로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거지요."라고 이어가며 자신들의 첫 앨범 발표와 함께 해체설이 팬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이후 발매기념 악수회에서도 카시유카는 팬들이 직접 "해체하지 마세요."라고 말해서 당황스러웠다고도 말합니다. 놋치는 해체설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앨범 관련 취재가 끝나고 RHYMESTER의 宇多丸(우타마루)씨가 "정말 해체하는거야?"라고 물어봤던 것이었다고 하지요.[각주:3] 하지만 그녀는 내년에 초콜릿 디스코가 발매할 예정이기 때문에 해체하는 일은 없다고 단단히 못박아두었다고 하지만, 첫 앨범의 앨범명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이 앨범을 끝으로 해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첫 앨범인 Perfume Complete Best의 앨범 작업은 정말 단순했습니다. 앨범에 들어가는 신곡 퍼펙트 스타 퍼펙트 스파일(パーフェクトスター・パーフェクトスタイル)을 녹음하고는 '이걸로 다음 앨범 작업이 끝났고, 이대로 발매될 것이다.'라고 정리된 마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들이 말하는 정리라는 것은 다른 의미의 정리였던 것이지요. 팬들이 생각하는 해체라는 의미에서의 정리가 아닌 다른 의미에서 말입니다. 그녀들의 첫 앨범은 이것을 끝으로 앞으로는 하지 않을, 앞으로는 들을 수 없는 뜻에서의 정리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메이저데뷔 이후 첫 앨범이지만 상경이후 인디즈 세 싱글의 곡들도 들어가있고, 그 곡을 찾아주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으니까 이걸로 확실히 정리해두면 안될 것 같은 그런 기분에서 앨범작업을 했다는 게 그녀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절대 이런 노래를 구할 수 없다는 느낌으로 앨범작업을 했는데 말야." 그녀들이 생각한 것과 팬들이 생각한 앨범에 대한 생각은 달랐으니 섭섭할만도 했겠지요. 그렇지만 충분히 오해할만한 앨범명이 아니었는지 '도대체 누가 앨범명을 지었길래... 작명센스가 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참 그때는 그랬는데 그 앨범이 벌써 절판이 되고 있다니..." 첫 앨범은 한정생산으로 길쭉한 케이스입니다. 크기는 대략 수퍼주얼케이스정도이지요. 절판된 앨범은 그것을 말하는 것일겁니다. 물론 이후 수요가 급증한 첫 앨범은 재생산되었는데, 재생산된 앨범은 일반 주얼케이스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CD디자인은 똑같습니다. 케이스만 다르지요. 아, DVD안에 든 영상이 하나 차이가 있군요. 초회한정반이 마지막 영상이 모노크롬 이펙트이라면, 통상반은 비타민 드롭입니다. 책장같은 곳에 CD만 꽂아두면 쓸데없이 괜히 혼자서 키만 큰 녀석이라서 뭐... 아닙니다. 여하튼 그녀들은 첫 앨범에 대한 기억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발언에는 위화감이 있다는 것을 아가씨들의 메이저데뷔 5번째 싱글[각주:4]까지의 이야기를 아는 분이라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그만두자고 말했죠. 벼랑 끝이 아니냐. 3명이서 힘을 합쳐 나가지 않았더라면, 언제 관둘까 언제 히로시마로 돌아갈까. 그런 때가 정말 있었잖아."[각주:5] 첫 앨범에 대한 그녀들의 생각은 차치하고서, 아~쨩의 언급을 보면 폴리리듬의 히트전까지는 그녀들에게 힘든 시기였다는 것을 미루어 볼 수 있습니다. 가수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기 위해 다니게 된 대학도 그렇고 그녀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아뮤즈는 BEE-HIVE라는 지역구 아이돌 그룹 양성 회사를 세우고 아이돌 인재를 발굴할 액터즈스쿨을 창립, 그 첫 주자로 Perfume, Buzy, Boystyle을 데뷔시킵니다. 앞선 글에서 보시면 Perfume의 메이저데뷔가 가장 늦다는 것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하튼 3개의 그룹은 그렇게 데뷔를 하였지만 매출이 높지 않아서 2006년 4월에 이르러서는 계약만료에 이르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남은 그룹이 Perfume이었던 것이지요. Buzy의 경우에는 베스트(!)앨범을 끝으로 해체되었기 때문에, Perfume의 첫 앨범 Complete Best에 발표된 후 해체설이 나도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앨범에 신곡이라고는 달랑 1곡뿐이었다는 것은 '끝'이라고, 앨범이 '재고 정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였지요. 첫회한정생산으로 앨범이 나왔다는 것도 그러하고 1만장에서 7000장정도 팔리지 않으면 해체라는 정도[각주:6]는 그녀들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뮤즈는 Perfume의 첫 앨범 발매와 함께 판매추이를 보고 공연의 관객 참여정도를 보고서 앞으로 그녀들의 활동을 지속시킬 것인지 그렇지 아니할 것인지는, 이를 토대로 도쿠마 재팬과의 연장 계약도 이어나갈 것인지 결정하기로 한 듯 합니다. 지금의 Perfume을 보면 다행히 이어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확실히 Perfume의 첫 앨범을 전후로 음반판매의 마케팅은 소극적이었습니다. 첫 앨범이후로 나온 싱글 'Twinkle Snow Powdery Snow'도 디지털 음반으로 발매되었으며, 12월 21일 아스트로홀에서 열린 공연의 DVD도 초회한정생산, 그 공연에서 Twinkle Snow Powdery Snow의 싱글이 발매된 것도 초회한정생산이었지요. 전자의 싱글은 2007년 밸런타인데이인 2월 14일에 발매하게 됩니다.[각주:7] 그리고 정말 정리라고 생각되는 의미에서의 첫 앨범 Perfume〜Complete Best〜의 통상반도 같은 날 발매합니다. 그리고 한 달 뒤에 그것을 못박는듯한 기분이 드는 DVD가 발매하게 되지요.[각주:8]

 

 첫 앨범과 함께하는 원치않는 해체설에 당황스러운 그녀들. 다른 의미로 무마해보려고 하지만 지울 수 없는 불안에 2006년을 보낸 그녀들은 2007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정말이지 그녀들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서비스한다는 의미에서 내놓은 것같은 싱글과 첫 앨범. 그리고 공연DVD로 다음 활동을 기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건 음반판매는 저조했어도 첫 앨범 발매 이후에 열리는 공연들에 참여하는 관객들은 점차 늘어났다는 것이고, 이상하리만치 선배 가수들이 그녀들을 응원해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자그마한 지류처럼 작용하여 인기(popularity)라는 거대한 강을 만드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노래를 들을 수 없으니까! 이것으로 정리!'라는 말은 현실이 되었고, 정말 새로운 곡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 새로운 곡의 이름은 ポリリズム이었습니다.

 


 

 

  1. Perfume LOCKS! 10.09.30 아~쨩의 언급. 비타민 드롭 시절의 공연을 보면 정말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사람이 없는 그 무대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문으로]
  2. 컴퓨터 시티, 일렉트로 월드. 그리고 디지털 싱글로 나온 Twinkle Snow Powdery Snow. [본문으로]
  3. http://blog.yomiuri.co.jp/popstyle/2007/10/post_a365.html - 우타마루&오키테 포르쉐 25000자 대담 요미우리 온라인 2007년 10월 29일자(日文) [본문으로]
  4. 엄밀히 말하자면 디지털 싱글이었던 Twinkle Snow Powdery Snow까지 합친다면 6번째 싱글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love the world를 7번째라고 하고 있고, ワンルーム・ディスコ을 9번째 싱글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의 디지털 싱글은 빼버린 듯 하다. 그것도 어차피 4번째 싱글이었던 Fan Service[sweet]이 존재하기에 없는 셈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솔직히 다른 가수들에게도 디지털 싱글이라는 건 음반판매점에서 판매되는 CD에 비해 그렇게 존재감이 있는 건 아니니 말이다. [본문으로]
  5. Perfume(퍼퓸) love the world 인터뷰 아~쨩의 언급 @ 메자마시 TV 2008.06.30 [본문으로]
  6.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대략의 손익분기점사이에서 생각해본 수치가 대략 1만장 중에서 7천장 이상의 판매가 아니었나 싶다. Perfume외에도 테크노팝을 하는 가수들이 상당히 많지만,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년에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가수생활을 정리한 Aira Mitsuki의 경우이다. 음반판매량을 보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만장 중에 7천장이라는 건 아무리 공연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데뷔2년차를 맞이하는 그녀들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로 다가왔을 것이다. [본문으로]
  7. 밸런타인데이 판매는 신의 한 수였다. [본문으로]
  8. 지금에서보면 정말 그 때는 이게 끝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회색바탕에 아무 것도 없이 그저 겉면에 Perfume로고와 Fan Service bitter.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Perfume의 짧지만 모든 것을 쏟아넣은 듯한 멤버들의 많은 사진들과 글씨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련한 향기가 떠오른다. 이 역시도 여담이지만 화이트 데이 기념 막판 스퍼트 상술을 부린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1년도 안되어 밸런타인데이 대박상품으로 기염을 토하게 되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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