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ume(퍼퓸)과 BRAVE NEW WORLD
Perfume(퍼퓸)과 BRAVE NEW WORLD
디스토피아(Dystopia). 유토피아와 반대되는 가상사회를 지칭하는 단어이지요. 이런 단어가 낭만적인 철학자였던 밀(Mill)에게서 처음 나온 것을 보면, 이성을 다루는 학자로서 극단을 생각한다는 게 굳이 이성적인 부분에서만 나온 것은 아닌 듯 한 것 같습니다.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가 1932년에 쓴 이 공상과학소설 또한 디스토피아를 다루었습니다. 문명세계라고 불리우는 그 사회는 질병도 전쟁도 가난도 없어서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미래의 사회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하다는 사회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정말 행복한 사회인걸까?'라는 생각이 들죠. 아무튼 소설에서 야만인으로 등장하고 설정된 존은 이러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자살하게 된다는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가 됩니다. 이 소설이라면 문명비판의 소설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겠고, 헉슬리가 그려낸 미래사회가 지금의 우리와 비교하여보면 우리도 미래사회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지요. 게다가 공상과학소설에서 부족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묘사력이, 이 멋진신세계에서만은 독자로 하여금 '상상력이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윌리엄 깁슨의 소설도 발달된 기술의 병폐, 부조리, 계급 갈등을 다루고 있어서 앞서 소개한 '멋진 신세계'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죠. 이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장르로 지칭되는 그의 소설 또한 디스토피아(Dystopia)을 다루고 있습니다. 1984년에 쓰여진 윌리엄 깁슨의 SF소설. 아이도루(IDORU). 제목을 보고서 '설마 Idol을 일본발음으로 읽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셨다면 정답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홀로그램에 그려지고, 합성 음성으로 노래하면서 인공지능을 가진 가상의 아이돌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까 그 때는 그려진 것이지만 지금은 실제로 있죠. 홀로그램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합성 음성으로 부르는 가수가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버가수 아담 5'이 있었고... 옆 나라에서는 실제로 홀로그램으로 그려지고 공연도 하는 '하츠네 미쿠(初音ミク)'가 있죠. 이 아이도루에서는 1984년에서 꽤 가까운 미래(?)를 그렸습니다만, 실제로 그가 묘사했던 가수들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깁슨이 그런 가수가 나타난다는 곳을 일본이라고 하였는데 적중했죠.
아무튼 이전보다도 훨씬 진보된 기술로 공연을 하는 아가씨들의 모습을 보고, 해외에서는 윌리엄 깁슨이 생각하는 세계를 구현하는 그룹으로 평가를 받고있다는 건 매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사에서도 효케츠 섬머 나이트의 영상을 투고하였다는 것은 '우리 이거에 지금 뿅갔으니까 제발 이걸로 계속 해줘.'라고 하는 것 같네요. Perfume의 공연에 공상과학적인 요소가 도입이 시작된 것은 오래 전이었지만, 그 정도가 가속화된 건 마나베 다이토(真鍋大度)를 기용하면서부터였지요. 여기에 비해 최근의 나카타 야스타카의 사운드는 그런 요소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앞서 セラミックガール을 언급한 건 다른 게 아니라 근미래테크노팝에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어느정도의 표현을 하는 곡으로서 이 곡이 알맞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녀들을 주목하는 공상과학적인 요소가 지금에 와서 주목을 받는 건 어찌보면 곡의 성향변화에 맞춰서는 역행하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만, 그의 사운드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공상과학적인 요소가 표현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런데 다음에 나올 곡인 '미래의 박물관(未来のミュージアム)'은 미래의 그것을 그려내려고 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기존의 성향과는 다르다는 게 제목으로도 느껴집니다. 통상적으로 미래의 박물관에서 디스토피아적인 요소를 이끌어낼 수 있겠습니까? 조금... 아니 많이 힘들지요. 거기다가 만화영화의 주제가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미래는 참 X같다.'라고 선전하는 노래를 내놓는 것도 무리가 있죠. 아무튼 이제 그가 프로듀싱할 Perfume의 음악의 성향이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만, セラミックガール처럼 이따금씩 공상과학의 세계관을 꺼내어볼 수 있는 곡이 나온다면 전 언제라도 환영할 것 같습니다.
- 소설에 나오는 '존'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꿈이 현실인 존을 마르크스는 자신의 꿈의 투영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본문으로]
- 멋진데요. 나카타씨?? [본문으로]
- 메이저데뷔이후 싱글 3개를 가리키는 단어. [본문으로]
- 대다수의 K-POP의 매출이 일본이라는 점. 그리고 K-POP이라고 팔리고 있는 게 대부분 아니 거의 다 한국의 아이돌그룹의 것들이라는 점이다. [본문으로]
-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한두번 입벌리는 데에만도 엄청난 돈이 들었다고 하니... 바이러스라는 말도 있지만 자금상의 문제로 없어진 게 아닌가 싶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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