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ume(퍼퓸)이 알려주는 그녀들의 포지셔닝 "일본다움"

 

 

 

Perfume(퍼퓸)이 알려주는 그녀들의 포지셔닝 "일본다움"

어느새 머릿 속에 자리잡은 그녀들의 이미지에 대한 단상

 

 


 얼마 전에 뉴스기삿거리로 이런 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펩시콜라가 하락하는 시장의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감미료를 바꾼 새로운 콜라를 선보인다.' 펩시는 기존에 쓰던 감미료인 '아스파탐[각주:1]'을 버리고 새로운 감미료를 넣은 다이어트 콜라를 선보인다고 하였죠. 어떤 기사에서는 만년2위를 탈피하기위해 그렇다고도 하고, 최근에 탄산음료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위기모면을 위한 카드라고도 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억속에 펩시콜라는 '2위의 콜라기업'이라는 마인드가 자리잡고 있죠. 물론 펩시콜라의 입장에서는 '네가 뭔데 멋대로 잣대를 긋냐!'라고 할테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어떤 나라에서는 펩시가 더 잘팔린다더라.'라고 해도 코카콜라가 펩시콜라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더 높은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잘 팔리고요. 우리가 이렇게 어떤 제품에 대해 갖는 '이미지(위치)'를 만들기위해  쓰이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포지셔닝(Positioning)[각주:2]입니다. 

 


 전에 블로그의 포스팅에서 Perfume에 대한 브랜드를 '일본다움'에 놓고 평가를 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문장[각주:3]을 보셨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Perfume에 대한 이미지. 뭔가 어디선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것들... 그 속에서 점차 알 게 되는 국가정체성.[각주:4] 바로 '일본의 음악'. 마치 백열전구에서 '틱틱'소리가 나다가 밝게되는 것처럼 그녀들에 대해 '일본'이라는 이미지는 크게 형상화되었죠. 그리고 그것을 직접 언급하게 된 것이 4번째 앨범이었던 'JPN'[각주:5]이었고요. '일본다움'에 대한 이미지를 놓고 아가씨들을 보게 된, 비경영자(非經營者)에 입장에서 봤었던 이 기사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원본기사의 페이지로 이동합니다(英)

 


 "세계 최대의 음반회사는 일본의 대중가요가 이루기 힘든 궁극적 목표인 '세계진출에서의 성공'과는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각주:6]라는 제목으로 나온 로이터통신의 기사는 세계진출을 목표로 하는, 아니 이미 진출의 진행단계에 있는 Perfume을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일본대중가요의 해외진출은 '서양'의 것을 더 표출하는 것에 치우쳐 있었죠. 예를 들면 영어로 된 노래를 부른다든가, 힙합이나 R&B같은 장르에 도전하는 것 말입니다. 사실 이 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도 비슷합니다. 제일 쉬운 예로 원더걸스[각주:7]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를 생각하시면 좋을 듯 싶군요. 그리고 이 기사와는 정반대의 내용도 있죠. 일본에서 해외진출의 성공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키타로(喜多郎), YMO(옐로우 뮤직 오케스트라)[각주:8]가 있을 거고, 우리나라도 아주 최근에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해외진출의 성공사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려고 하는 Perfume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일본다움"을 필두로 Perfume의 세계진출은 '지금의 모습 있는 그대로' 진행된다는 게 가토 키미타카(現 유니버셜 뮤직 국제 상무 이사)의 설명입니다. 참 신기한 게 '그녀들에게 변화란 필요없다.'라고 생각을 했을 뿐인데 이러한 점을 사업자측에서는 간파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Perfume이야말로 미래지향적인 일본의 이미지(Futuristic Japanese image)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이런 언급도 합니다. "그녀들이 요구하지 않으면 100% 영어로 된 노래를 시킬 생각도 없고, 서양풍의 노래도 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당시 상당히 놀라웠죠. Spring of Life의 발매정보가 게시되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이런 기사가 나왔다는 것은 '우려[각주:9]'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시켜주었으니까요. 사실 유니버셜에 소속해있던 가수들은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미국에서는 영어로 노래를 했습니다. 실례로 카라(KARA)[각주:10]의 경우에도 ミスター(미스터)로 일본데뷔를 할 때, 한글로 된 노래가 아닌 일본어였죠.

 


 3명이 해외에서 말을 하기위해 영어를 간간히 배우고는 있어도, 당분간 그녀들은 '신비로움, 미래지향적인, 로봇같은, 인형소녀같은, 양질의 안무와 레이저빔'으로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음악, 자신들이 최고라고 아는 음악과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게 유니버셜의 입장이죠. 이 점에서 Perfume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회사의 입장과 그룹에 대한 특혜를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선은 아시아지역에서 프로모션과 소규모의 투어를 시작해 점차 진출의 범위를 발전시키겠다고 하고 있죠.

 

 

 

 


 이제까지 기사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의 행보를 한번 보도록 합시다. JPN투어에서 보여주는 그녀들의 공연은 실제로 세계진출의 실현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었죠. 공연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그간의 공연에서 보이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면서도 훨씬 진보된 기술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JPN Special의 경우에는 JPN(Japan)을 인터랙티브아트로 보여주면서 일본을 상징하는 '적색 원'을 시작해, 산자루(三猿)의 모습을 형상화한 영상의 부분을 노출시킴으로써 국가대표성과 세계진출을 주제로 하였다는 점.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Spring of Life발매전에 기존에 사용치 않았던 티저[각주:11]를 유튜브를 통해 광고를 하였다는 것과 글로벌 웹사이트의 티저들은 일종의 세계진출의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6월에 있었던 MTV의 MVAJ에서 보여준 일본색짙은 의상과 안무, 음악. 효케츠 섬머 나이트에서 보여줬던 홀로그램의 모습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다시금 상기시켰죠. 그리고 Spending all my time의 경우에는 이 역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안무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세계진출을 의식한 것과 나카타P의 악곡제작의 과정에서 '세계진출'을 염두한 점. 이어서 소규모로 치뤄진 첫번째 아시아 투어에 이르기까지보면 유니버셜에서 그녀들의 진출에 대해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직은 진행단계라는 것이죠. 최근에 Perfume의 글로벌 웹사이트에 방문하면 세계지도가 나오고 공연을 한 장소가 플래시형태로 나오는데요. 그 지도에 나오는 형광색의 선이 더 멀리가는 것을 원할 겁니다.

 


 일본내에서도 테크노팝열풍을 불러일으켰던 Perfume이지만, 오히려 홀로 살아남아 '일본'을 대표하게 되었습니다.[각주:12] 우려가 되는 건 과연 어떤 이미지에서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는 Perfume이 될 것인가.'입니다. 단순히 음악적인 면에서 본다면 사실은 나카타P가 '전자음악에 질려버렸어요.'라고 하기 전과 그 때즈음의 악곡들에게서 '미래지향적인, 신비로움, 로봇같은'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겠죠. 그 이후에는 조금은 그런 면을 가져오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매너리즘'의 징후가 보이는 음악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것을 그대로 지향하기는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노선을 변경하게 된 것이죠. 노선변경이후에는 '음반'만으로는 대표성을 거론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그녀들의 강점인 라이브를 손보게 된 것[각주:13]입니다. 이 점때문에 '그녀들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매너리즘과 창의성의 조화'라고 언급하게 된 것입니다.

 

 Spending all my time이 발매되고 음원을 들은 사람들은 '세계진출의 목표에 너무 지나치게 치중한 게 아닌가.'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3명의 멤버들도 역시 기존의 악곡성향과는 다른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죠. 그러나 쉽게 판단할만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JPN이후에 나오는 곡들은 또 다른 성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죠. '현재'나 '지금'의 느낌으로 작곡을 하는 나카타 야스타카의 '완벽함 속의 변화무궁함'을 생각해야하지 않을까요. 지금의 아가씨들에 대한 '일본다움'의 포지셔닝을 해준 그에게서 '일본다움'이 시작되었으니, 그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 '일본다움'으로 성공한다면 단순한 성공만은 아닐 것입니다. 시금석에 불과한 그녀들의 위치는 금강보다도 강하게 되겠죠. 꽤 긴 글이 되었습니다만 이만 마칩니다.

 

 

 

 

 

  1. 설탕에 비해 200배가량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감미료이다. 이 감미료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마치 MSG처럼 먹어도 몸에 이상없다와 이상있다로 나뉘는 것처럼 말이다. [본문으로]
  2. 앨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가 공저 《포지셔닝》.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과 용어이다. 1969년에 출간되었으며 이후에도 계속 내용을 갱신하여 새로운 판으로 출간되고 있다. [본문으로]
  3. Perfume과 일본다움에 대한 단상에 관한 글을 참고해주셨으면 한다. [본문으로]
  4. 사실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한국에 아가씨들이 와서 공연을 했을때 멘트중에 '일본을 좋아해주세요.'라고 하였지만, 쉽게 수긍할 수 없었다. 왜일까... 이에 대해 마이클 샌댈 교수의 책에서 나의 입장을 '확신'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공동체주의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말이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아~쨩의 무도관라이브때 기미가요에 대한 에피소드를 알고 있던 터라 조금은 '이 아가씨가 정말 모르고 불렀던 걸까??'싶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한 생각은 문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이다. 정작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의도로 했던 건지 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이렇게 되어버린 배경과 역사를 그들이 바로알아야할 일이다. 그들이 바로 알고 있다면 이런 일은 더이상 없을테니 말이다. 여기서 더 길어지면 안될 것 같다. [본문으로]
  5.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JPN은 세계진출을 목표로 한 앨범이라고 하였다. [본문으로]
  6. 2011년 유니버셜 뮤직의 국제 상무이사로 취임한 가토 키미타카(加藤公隆)가 이야기하는 'Perfume의 해외진출전략'과 관계된 내용이다. 기사가 2012년 3월에 쓰여졌는데,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아 아주 이 내용에 근접하게 세계진출은 진행되고 있다. [본문으로]
  7. 영어로 부르는 전자에 해당한다. [본문으로]
  8. 이 그룹을 Perfume의 음악성과 동일한 것으로 오판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들이 소개되는 테크노팝은 언론에서 쓰이는 것일뿐, 본질적으로 YMO와 Perfume은 음악성이 판이하다. 그런데 나카타 야스타카와의 인터뷰를 보면 그가 은연중에 이런 방송상에서의 쓰임을 묵인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솔직히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다. [본문으로]
  9. 유니버셜로 이적하면서 그간의 악곡의 풍과는 다르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팬들에게서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고집이 강한 나카타P가 그런 것을 용의할 사람이었을까? [본문으로]
  10. 실례로 들기 쉬워서 썼다. 다른 의미는 없다. [본문으로]
  11. 티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아이돌그룹들이 보이는 방식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치는 유니버셜의 입장에서는 이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
  12. 여기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것은 대중적인 인식과 인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의 의미를 말한다. Perfume의 인기와 더불어 생긴 많은 일렉트로팝 그룹들이 많긴 하지만 대부분 마이너한 것이 실정이다. [본문으로]
  13. 보여주는 것에는 뭔가 자극이 필요했다. 그녀들의 이미지와 알맞는 예술장르. 그건 바로 미디어아트였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들과 예술의 만남은 일찍이 시작되어 발전해가고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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